강사 서신

안녕하세요, 국어강사 엄태욱입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학생들이 공부하기 힘든 해입니다. 

당장에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존재적으로 불안하고

예상되는 결과가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니 삶의 태도가 회의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불안과 회의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스스로 무기력함을 느끼며 나태해지기 마련이지요.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지금. 당장에. 이 상황을 박차고 나가는 길뿐입니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들을 새롭게 시도하고 

과거에 미뤄 두었던 일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실행하여 

지금 이 상태에서 머무르지 말고 

당장에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미뤄두었던 일을 해볼까 합니다.

강사 초기에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대화를 나누며 수업을 했었습니다.

그들의 이름도 모두 외우고, 가족, 형제자매의 사소한 사건들까지도 기억했지요.

하지만, 학생의 수가 100명, 200명, 500명이 넘어가면서 

그들과의 대화는 적어지고, 학생의 이름을 못 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나는 강의만 잘하면 된다고, 그게 일등 강사의 덕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팟캐스트 방송도 하니까, 글도 적어서 올리니까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간단하게나마 

화상(zoom)으로 전 학생들과 학습 상담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일 30명씩 진행하여 2주간 400여 명을 만나게 될 텐데

아마 2주 이후에도 상담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모든 학생의 이름을 부르고 학습 상황을 묻겠습니다. 

올해의 강의들은 학생과 강사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우리 친구들의 얼굴도 잘 모릅니다. 

그러니,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쩌면 잠깐의 마주 봄이 큰 의미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어려운 시간, 지혜롭게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늘 기원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히 지내십시오^^

           

                                                                                  - 엄태욱 올림 

상담 시간 및 일정은 엄태욱 국어연구소에서 직접 문자나 전화통화가 갈 겁니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분명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